[제44회 전국장애인체전 사이클 종목에서 메달을 휩쓴 김길중 학우를 만나다!]

  • 작성일2024.12.10
  • 수정일2024.12.10
  • 작성자 강*환
  • 조회수169
[제44회 전국장애인체전 사이클 종목에서 메달을 휩쓴 김길중 학우를 만나다!] 첨부 이미지

명지대학교(총장 유병진) 청소년지도학과 김길중 학우가 제44회 전국장애인체전 사이클 종목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해 남자트랙 스프린트 200m 텐덤에서 금메달(1, 10598), 남자트랙 독주 1km 텐덤에서 동메달(3, 17954)을 획득하고, 개인추발 4km 텐덤에서 5(449621)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텐덤 사이클(Tandem cycle)은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파일럿이 21조를 이뤄 2인용 자전거를 타는 스포츠 종목으로, 중증 시각장애인인 김길중 학우는 체전에서 임재연 선수와 호흡을 맞췄다.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김길중 학우는 작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한 데 이어, 올해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뛰어난 재능과 끈기로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김길중 학우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Q. 인터뷰를 읽게 될 독자분들을 위해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김길중입니다. 현재 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에 소속되어 텐덤 사이클을 타고 있고요. 작년부터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해서 그해 8월에 선수 등록을 마치고 현재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텐덤 사이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텐덤 사이클은 패럴림픽 사이클 종목 중 하나인데, 비장애인 선수와 시각장애인 선수가 21조로 2인승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스포츠 종목입니다. 파일럿이라 일컬어지는 비장애인 선수가 앞 좌석에서 방향을 조절하고 시각장애인 선수가 뒷좌석에서 함께 페달을 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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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제44회 전국장애인체전에 사이클 종목에서 메달을 휩쓰는 성과를 거두셨는데요. 수상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A. 현재 사이클 국가대표인 선수 한 분이 있는데, 그 선수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 선수가 첫 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그다음 체전에서 바로 금메달을 획득했거든요. 저 역시 작년 체전에서 은메달 하나와 동메달 두 개를 획득하고,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니까 그 길을 착실히 따르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할머니를 위해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 소망을 이뤄서 무척 기쁘고 감개무량합니다.

 

Q. 이번 체전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A. 크게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훈련하는 게 가장 고되지만, 그 고통이 다 저한테 자산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어요.

 

Q. 이번 체전에서 특히 신경을 쓴 지점이 있는지 궁금해요. , 경기를 뛰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A. 제가 아직 경기 경험이 적다 보니 체력이 금세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사이클 전용 경기장인 벨로드롬 트랙이 한 바퀴에 333m라서 1km는 세 바퀴를, 4km는 열두 바퀴를 타야 하거든요. 거리에 맞게 힘을 배분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 이번 체전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경기 시작할 때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고 페달링 하는 동작을 댄싱이라고 해요. 댄싱 동작을 잘 맞추면 가속이 붙어서 경기 기록이 1초에서 2초 정도는 줄어드는데, 파일럿 선수와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적어서 댄싱을 잘하지 못했어요. 다음 경기 때는 이 점을 꼭 보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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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우님이 사이클을 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가 원래는 7살 때부터 계속 태권도를 하다가 개인적인 이유로 고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를 그만뒀어요. 그즈음에 안경을 맞추러 갔는데, 안경사분이 왼쪽 눈 시력이 안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시력이 서서히 안 좋아지다가 나중에는 오른쪽 눈까지 나빠져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중증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어요. 장애 판정을 받은 뒤로 곧장 안마사로 취업할 생각이었는데, 부모님께서 돈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대학교에 진학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그렇게 명지대학교 청소년 지도학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학교 수업도 나름 재밌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와서 그런지 일상에 묘한 권태감이 있었어요. 조금 더 즐겁고 성취감을 느낄 만한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제가 고등학교 때 취미로 자전거를 탔던 지라 사이클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알고 지내던 복지관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경기도 장애인 사이클 연맹 전무님을 소개해 주셨어요. 그분과 같이 얘기도 나누고, 테스트도 했는데 성적이 잘 나오더라고요. 와중에 운이 좋게도 원래 계시던 선수분이 모종의 이유로 사이클을 그만두게 되면서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타게 됐습니다.

 

Q. 영화 같은 얘기네요. 그렇다면 학우님이 생각하는 텐덤 사이클의 매력은 뭘까요?

A.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포츠라는 점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두 사람이 같이 타기 때문에 속도도 훨씬 빠르고, 한편으로는 두 선수가 호흡이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그대로 넘어져 버려요. 페달이 연결되어 있어서 앞이랑 뒤가 똑같이 타야 하고, 뒤에서 힘을 빼면 앞이 힘들어지거든요. 그만큼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춰가는 시간이 필수적이에요.


Q. 학교생활이랑 운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학우님의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학기 중에는 수업이 끝나면 곧장 운동하러 가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집에서 하고, 웨이트가 필요할 때는 학교 앞 헬스장에 가서 운동해요. 기술적인 훈련을 할 때는 인천 계양구에 있는 트레이닝 센터에 가서 훈련받아요. 전국 체전이 10월 말쯤에 열리는데, 학교 중간고사 기간과 겹치다 보니 중간고사를 미리미리 준비하는 편이에요. 시험 기간에는 월요일, 화요일마다 파일럿 선수와 벨로드롬에서 호흡을 맞추고, 나머지 시간에는 시험 준비를 하는 식으로 병행했어요.

 

Q. 운동을 하다 보면 슬럼프를 겪을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슬럼프를 극복하는 선수님만의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운동이 안 된다 싶으면 아예 놔버려요. 최근에도 체전이 끝나서 한동안 운동을 쉬다가 얼마 전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거든요. 운동을 안 하고 놀다 보면 스스로 자괴감이 드는 순간이 와요. ‘이러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이 들 때쯤 낮은 강도로 운동을 시작해요. 몸에 일종의 신호를 주는 거죠. 그렇게 몸을 다시 운동에 적합한 상태로 적응시키면서 서서히 운동 강도를 올려요.

 

Q. 대학에 진학하면서 청소년 지도학과를 선택한 계기가 있을까요?

A.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들 얘기 들어주는 걸 잘했어요. 그러다 보니 힘든 일이 있을 때 저한테 상담받으러 오는 친구들이 꽤 있었어요. 그때부터 사람의 심리를 공부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명지대학교에 청소년 지도학과가 있더라고요. 물론 저한테 꼭 들어맞는 전공은 아니었지만, 수업도 재미있고 교수님들도 좋으셔서 나름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선수님처럼 시각장애가 있는 스포츠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A. 제일 중요한 건 끈기라고 생각해요. 사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제각기 힘들거든요. 운동을 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각자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요. 단지 그때마다 스스로 합리화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나가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학우님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26년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2028년도에 열리는 LA 패럴림픽에 나가는 게 당장 현재의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장애인 청소년들을 위해 센터나 사회적 기업을 차리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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